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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1 (월) 1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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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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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를 멈추라는 사회, 안전도 멈춘다
호루라기를 멈추라는 사회, 안전도 멈춘다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신호수의 호루라기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제기됐다고 한다. 이에 행정당국은 불필요한 호루라기 사용을 자제시키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단순한 민원 처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장면은 우리 사회가 안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호루라기는 소음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위험을 알리고, 중장비와 보행자 사이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한 현장의 마지막 경고음이다. 공사 현장에서 신호수의 한 번의 호루라기, 장비의 후진 경고음, 작업자의 외침은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불편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지키는 신호가 된다.
문제는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안전의 소리를 불편의 소리로만 듣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고음은 시끄럽고, 안내 방송은 귀찮고, 아이들의 운동장 소리는 소음이 되고, 현장의 안전 통제는 생활 방해로 여겨진다. 개인의 불편을 말할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불편이 공동체의 안전을 밀어내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행정의 대응 방식이다. 민원이 들어왔을 때 행정은 먼저 물어야 한다. 이것이 단순한 불편인가, 아니면 공공의 안전과 충돌하는 문제인가. 그런데 현실에서는 민원을 줄이는 것이 곧 행정의 성과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원인을 설득하고 안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보다, 현장에 “조심하라”, “줄이라”, “자제하라”고 말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이것이야말로 행정 편의주의다. 안전을 지키는 행정은 때로 불편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이 소리는 시끄러울 수 있지만 필요한 소리입니다.” “이 경고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민원이 두려워 안전의 원칙을 흐리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우리는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왜 미리 막지 못했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사고가 나기 전 현장의 경고음에는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안전은 사고가 난 뒤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 감수해야 할 불편이다.
호루라기 소리를 줄인다고 도시가 품격 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험을 알리는 소리가 사라질 때 사회는 더 위험해진다. 진짜 선진 사회는 조용한 사회가 아니라, 필요한 경고를 존중하는 사회다.
검경타임즈는 묻는다.
정말 문제는 시끄러운 호루라기인가.
아니면 생명의 경고음마저 민원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우리 사회의 둔감한 안전의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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