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증거물 폐기 파장…친족 증거인멸 특례 손질론 부상 광주 여고
장윤기 사건 증거물 폐기 파장…친족 증거인멸 특례 손질론 부상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 피고인 사건에서 범행 동기와 성범죄 목적을 규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었던 일부 물품이 수사 초기 가족에 의해 폐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법상 ‘친족 증거인멸 특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와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장 피고인의 아버지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 8일 광주 광산구 소재 장 피고인의 원룸을 정리하면서 남아 있던 물품들을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피고인의 아버지는 현직 경찰관으로 알려졌으며, 사건 이후 휴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주요 자료를 확보한 뒤 원룸에 대한 별도 보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장 피고인의 범죄 성향과 범행 목적 분석에 활용될 수 있었던 성인용품과 과거 사용 휴대전화 등이 폐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후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촬영한 영상, 감식 자료, DNA 자료 등을 토대로 관련 내용을 재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 피고인의 범행이 단순 살인이 아니라 성범죄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경찰 단계에서 확보되지 않았던 추가 자료와 차량 관련 증거 등을 분석해 범행 전후 행적과 범행 목적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현행 형법 제155조 제4항이다. 해당 조항은 친족 또는 동거 가족이 피의자·피고인을 위해 증거인멸 등 행위를 한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장 피고인의 가족을 증거인멸 혐의로 형사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중대 강력범죄에서 피의자의 가족이 주요 물품을 폐기했음에도 법적으로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 드러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련자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에서 일반 국민이 느끼는 법 감정과 수사 공정성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친족 증거인멸 특례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범죄 수사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을 방해하는 행위까지 일률적으로 면책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장 피고인은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 일대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또한 피해자를 도우려던 고등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와 별도의 성범죄·스토킹 관련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잔혹 범행을 넘어 수사 초기 증거 보존, 경찰 가족 관련 공정성, 친족 증거인멸 특례의 한계라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능력과 범행 목적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이뤄질지, 그리고 국회와 법무부가 관련 법 개정 논의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 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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