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선거사범 수사 본격화…검찰개편 앞두고 ‘시효 내 처리’
6·3 지방선거 선거사범 수사 본격화…검찰개편 앞두고 ‘시효 내 처리’ 비상
 ( 사진/ AI 생성 이미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 예정돼 있어,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사범 처리에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2월 3일부터 전국 279개 경찰관서에 선거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단속을 벌인 결과, 선거사범 2,549건, 4,19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65명은 송치됐고, 3,394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 5월 31일 기준 이번 선거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 건수가 1,482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기 1,290건보다 약 15%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고발 270건, 수사의뢰 73건, 경고 등 1,139건이다. 수사기관 판단을 받게 된 고발·수사의뢰 사건만 343건에 달한다.
선거범죄는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시간과의 싸움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이번 6·3 지방선거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12월 3일 만료된다. 수사기관은 그 전까지 수사, 송치, 보완수사, 기소 여부 판단을 모두 마쳐야 한다.
문제는 공소시효 만료 두 달 전인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새 제도에서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을, 중대범죄수사청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 범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맡게 된다. 선거범죄는 중수청의 핵심 직접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건 처리 주체와 보완수사 체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선거사범 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사건은 금품 제공,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공무원 선거 관여, 사전선거운동 등 유형이 다양하고,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이 복잡하다. 특히 당선무효와 직결될 수 있는 사건은 증거 판단 하나가 지역 정치 질서와 유권자 선택의 효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사 실무상 어려움도 크다. 선거 사건은 선거 직후 고소·고발이 몰리고,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사건이 송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검찰 또는 향후 공소청이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보완수사를 요구할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더욱이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검사의 보완수사 권한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보완수사권이 약화될 경우, 경찰 송치 사건에서 증거가 부족하거나 법리 검토가 미진한 부분을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범죄 수사는 정치적 중립성과 신속성,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이다. 단순히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리한 수사는 정치적 논란을 낳고, 부실한 수사는 선거범죄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공소시효 안에 실체적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 수사 연속성 확보다.
검찰개편은 이미 예정된 제도 변화다. 그러나 제도 변화가 선거사범 수사의 공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수사기관은 선거사건 전담 인력 유지, 경찰·공소청 간 사건 인계 기준 마련, 보완수사 절차의 명확화, 공소시효 임박 사건 우선 처리 체계 등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 선거사범 수사는 새 형사사법 체계가 공정선거 질서를 제대로 지켜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 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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