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DI동일·NH투자증권 압수수색…1000억대 시세조종 의혹 강제수사
검찰, DI동일·NH투자증권 압수수색…1000억대 시세조종 의혹 강제수사 금융전문가·상장사 임원·고액 자산가 겨냥…‘주가조작 엄단’ 첫 시험대
 검찰이 1000억원대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시세조종 사건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금융권 종사자와 상장사 임원, 고액 자산가 등이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으로, 정부가 강조해 온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기조의 첫 대형 수사 사례로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28일 NH투자증권과 코스피 상장사 DI동일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관련 전산자료와 거래기록,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해 시세조종 주문 경위와 자금 흐름, 공모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의심하는 핵심은 특정 세력이 2024년 초부터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해 DI동일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는지 여부다. 이들은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고 일별 거래량이 적은 종목 특성을 이용해 고가매수, 허수매수, 가장·통정매매, 시·종가 관여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성 주문을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대상에는 DI동일 임원, NH투자증권 직원, 종합병원 운영자, 자산운용사 임원 등 금융 전문가와 고액 자산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자금 조달, 계좌 운용, 주문 실행, 시장 유인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적용 혐의는 시세조종행위 금지와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DI동일 유통물량 일부를 대량으로 확보한 뒤 주가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의 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시장 신뢰를 가장한 작전’ 의혹이다. 일부 세력이 소액주주운동이나 기업가치 제고 명분을 내세워 상장사 경영진을 압박하고,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등 시장에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재료를 활용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 주문 조작을 넘어 투자자 신뢰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흐름까지 악용한 중대 시장질서 교란 사건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사건은 압수수색을 통한 강제수사 초기 단계다. 피의자들의 구체적 역할, 실제 시세차익 규모, 내부정보 제공 여부, 차명계좌 사용 여부, 수익 배분 구조 등은 향후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수사 단계에서 제기된 혐의는 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검경타임즈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주식시장 비리 보도가 아니라 자본시장 수사 역량을 가늠할 중대 사건으로 본다. 주가조작은 피해자가 특정 개인 한두 명에 그치지 않는다. 허위 시세에 속아 들어온 일반 투자자, 기업가치 판단을 왜곡당한 시장, 공정한 거래질서를 믿고 투자한 국민 전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검찰 수사의 관건은 ‘누가 주문을 냈는가’를 넘어 ‘누가 판을 짰는가’이다. 자금의 출처, 증권사 내부자의 관여 정도, 상장사 임원의 역할, 금융전문가 그룹의 기획 여부, 차익 실현 뒤 자금 세탁 가능성까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사건이 구호성 엄단에 그치지 않고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실질적 경고가 될 수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자금 조성 경위와 주문 실행 과정, 공모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와 범죄수익 환수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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